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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다혜「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」

여행으로 뭘 배운다는 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일인 경우도 있는 것이다. 기껏 제자리에 돌아오려고 어딘가로 떠나는 일, 같은 자리에 있기로 했다고 해서 그 전과 같은 사람일 수는 없는 법이다.

-무조건 다른 사람과 여행을 하는 해 중-

 

내가 다녀 온 곳을 다른 사람이 다녀왔는데, 찍어온 사진이 다를 때의 즐거움도 쏠쏠하다. 같은 곳을 간다고 같은 것을 보는 것은 아니다. 그런 게 묻어나는 사진이 좋다. 심지어 같이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다른 사진을 찍어온 것을 보고 "이런 거 언제 봤어!"할 때도 있다. 

-다르다는 말의 뜻 중-

나는 얼마든지 다른 장소에 갈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이 되어볼 수는 없다. 아마도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할 때 발견이 가능하다면, 그가 나와 다른 눈을 가지고 있어서이리라.- 다르다는 말의 뜻 중-

"해보니 별것 없더라"와 "해도 별것 없대"는 다르다. 여건이 된다면, 결론을 내기 위해 직접 경험할 수 있다면, 하기를 권한다. 여행을 다녀오지 않고도 여행을 다녀온 기분을 느낄 수 있는 '내 안으로 여행하기'를 잘 하려면,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뭔지부터 알아야 할 것 아닌가. 하다못해 여행을 싫어한다는 사실도, 여행을 해봐야 알 수 있다. 인내와 금기는 엉뚱한 판타지만 키우더라. -할지 말지는 해 봐야 안다 중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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